8위 팀이 17G 연속 매진이라니…한화 역대급 흥행 기록 마침표, 충격의 9회말에 장탄식 흘렀다

입력
2024.05.03 06:50
[OSEN=대전, 최규한 기자]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2024.04.30 / dreamer@osen.co.kr한화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홈 경기 연속 매진 기록이 ’17’에서 마감됐다. KBO리그 역대 최다 홈 연속 경기 기록을 5경기 더 늘리며 당분간 쉽게 깨지지 않을 흥행 대박을 쳤다. 순위가 8위로 떨어진 상황에서 만든 기록이라 더 놀랍다. 

한화는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 총 관중 1만890명이 입장했다. 1만2000석 정원에 1110명이 모자랐다. 이로써 한화의 KBO리그 홈 연속 경기 매진 기록도 17경기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는 지난해 10월16일 롯데와의 시즌 최종전을 시작으로 올해 3월 29~31일 KT전, 4월 2·4일 롯데전, 12~14일 KIA전, 19~21일 삼성전, 26~28일 두산전, 30일~5월1일 SSG전까지 17경기 연속 만원 관중 속에서 치렀다. 

지난달 26일 두산전에서 KBO리그 역대 최다 13경기 연속 홈 매진 신기록을 썼다. 1995년 삼성이 그해 5월9일 쌍방울전부터 6월1일 해태와의 더블헤더 1차전까지 12경기 연속 매진을 이룬 바 있는데 그 기록을 29년 만에 깼다. 

이에 그치지 않고 4경기 더 만원 관중을 채우면서 한화는 17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남겼다. 아무리 1만2000석 ‘미니’ 구장이라고 해도 쉽게 깨지지 않을 대단한 기록이다. 금토일 주말 3연전뿐만 아니라 화요일 2번, 수요일과 목요일 1번씩 평일 야간 경기 매진도 4차례나 된다는 점에서 놀라운 흥행 대행진이었다. 

[OSEN=이대선 기자] 한화 류현진이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몸을 풀고 있다. 2024.04.05 /sunday@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 10일 오후 두번째 시범경기를 마친 한화 류현진이 팬들에게 사인을 전하고 있다. 길게 늘어선 사인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의 모습. 2024.03.10 / dreamer@osen.co.kr

시즌 전부터 한화는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12년 만에 전격 복귀하면서 시범경기 때부터 구름 관중이 몰렸다. 개막전 패배 후 7연승 질주하는 등 개막 10경기 8승2패로 한화 구단 역대 최고 스타트를 끊으면서 대전 팬심이 대폭발했다. 잠실(3경기), 고척(3경기) 등 원정경기도 6경기나 가득 채우면서 전국적인 흥행 몰이에 나섰다. 

한화의 성적이 떨어진 뒤에도 팬심이 조금도 식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이로운 흥행이었다. 한화는 4월 한 달간 6승17패(승률 .261)로 리그 최악의 성적을 냈다. 한때 1위였던 순위가 8위로 무려 7계단이나 수직 하락했다. 성적이 곧 흥행이다. 보통 이렇게 성적이 떨어지면 관중석에 빈자리가 생기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한화팬들은 확실히 보통이 아니었다. 8위로 내려온 뒤에도 5경기 더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가득 채웠다. 성적에 관계없이 일편단심으로 유명한 한화 팬들의 발걸음은 8위 팀이 흥행 대기록을 쓰는 진귀한 풍경을 연출했다. 연속 매진 기록이 끊기긴 했지만 2일도 평일 야간 경기인데 1만명 넘는 관중들이 몰렸다. 

[OSEN=대전, 박준형 기자]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매진인 가운데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2024.03.31 / soul1014@osen.co.kr[OSEN=잠실, 조은정 기자] 4회초 2사 한화 문현빈이 좌중간 3루타를 날리자 원정팀인 한화 관중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4.04.10 /cej@osen.co.kr

그러나 대기록에 마침표를 찍은 날, 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은 또 한 번 속에 천불이 나는 충격적인 패배를 목도했다. SSG에 3-4로 패하면서 연이틀 1점차로 무릎 꿇었는데 9회말 마지막 공격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SSG 마무리 문승원을 상대로 선두타자 정은원이 우중간 2루타를 치며 동점 주자로 나갔다. 다음 타자는 전날(1일) 문승원에게 9회 안타를 친 황영묵. 이날 3타수 무안타이긴 했지만 최근 15경기 연속 안타로 감이 좋은 황영묵에게 보내기 번트 사인이 나왔다. 무사 2루에서 강공으로 가는 게 기대 득점을 더 높이지만 당장 1점을 내기 위해 1사 3루를 만들어 득점 확률을 높이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황영묵이 번트에 실패하면서 볼카운트 2-2에 몰렸고, 결국 문승원의 6구째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어 박상언 타석에 대타 채은성이 나왔지만 2구 만에 1루 파울 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났다. 이도윤 타석에는 이날 1군에 복귀한 문현빈이 들어섰다. 하지만 문현빈도 2루 땅볼로 잡히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동점에 대한 기대감이 순식간에 식으면서 한화 팬들의 장탄식이 흘렀고, 구장을 빠져나가는 팬들 사이에선 실망과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결과론이지만 번트 시도부터 연이은 대타까지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경기였다. 4월 이후 첫 위닝시리즈 기회를 날린 한화는 시즌 13승20패(승률 .394)로 8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위 KT(13승21패1무 승률 .382)에도 반경기 차이로 쫓기고 있다. 5위 LG(18승15패2무)와 격차는 5경기로 벌어졌고, 10위 롯데(9승22패1무 승률 .290)와 3경기 차이로 더 가까워졌다.

한화 선수들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한화의 홈 연속 매진 기록이 17경기에서 마감됐다. /한화 이글스 제공/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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